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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4회 작성일 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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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주, 고흥

 

 

 

이 길을 지날 때면

솨르르솨르르 눈 밑에 기슭이 번진다

여름이 가는지

귀 안에 물이 든 것 같은 소리

만져보기도 전 어디에서 꽃그늘은 다 잠겨

해안선이 조용해진다 조용해진 문장들

이라고 쓰고 나면 언제나 야심했다 싶은 주소지

노란 불빛에 헌 양재기 부딪는 소리가 외따로 쓸려간다

 

신발을 들고 돌아서면 발 디딜 데 없이 고요한

더 필요한 것이 모두 젖은 해안선

지나쳐온 고요를 함부로 밟을 수 없는

몸의 습성은 장례지의 바람을 닮았다

유년의 바람을 묻어놓은 바다의 다락방으로

되돌아가는 하루였을까 조가비 하나

희고 파리한 그런 말일까

 

황금빛 해변이 가장 길어지는 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황홀하게 저린 말이 부리를 떠는 한순간을 위해

멀리 뿌리를 던진다 솨르르솨르르 물결이 들고

갈 곳 없는 마음으로 마음 얻지 못한 모든 노래는

바닷새처럼 가버렸는지

서편 하늘은 가느다래지는 새의 발끝을 하나

조가비처럼 닦고 있다

 

나, 휘어진 바닷길을 그제야 따라붙는다

배기고 아픈 날들이 가장 잘 업히는

저녁 다도(多島)

가장이 없어 고요한 저녁 다도(多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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