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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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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7회 작성일 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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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소라, 관촌에서

 

 

 

관촌에 오니 가을은 눈뜨고

나보다 먼저 와 있는 키 큰 쑥대

밀린 방학숙제로 두근거리던

내 어린 날이

투망에 걸린 채 파닥이고 있었다

불타는 욕망은 수천의 구름집에 빨려가고

물속에서 폈다 쥐는 아이들의 주먹 속에

내 일상이 유예될 때

낯익은 바람 떼 들

하얀 갈밭 사이에서

역장의 통과 신호를 흉내 내고 있었다

이제 옥수수는 옥수수끼리, 잡힌 은어는 은어끼리

어느 것이나 당당하여 유언도 없더라

저문 관촌 들녘에서

산이 산을 부르고 물이 물을 부를 때

나는 끝내 아이들을 부르며

훠이훠이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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